『구혼행(求婚行)』은 신문 연재소설로 1930년대 통속적인 남녀 간의 ‘구혼(求婚)’이라는 사실적 주제를 당시 연애소설이라는 범주 속에 자유주의 신 연애의 과도기적 풍속도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서평>
저자는 이른바 이후 작품들에서 연애소설이라는 일련의 통속적 작품을 집필했다. ‘인생사막’에서와 같이 한 연인에 대한 연민과 애정의 결과가 결국 ‘구혼행’이라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인생사막의 ‘세영’은 의지적인 대상인 반면에 구혼행의 ‘종호’는 인텔리라고 자처하는 무기력하며, 연애에는 소심하고 사교술이 부족한 인물이다. 단지 여성에 대한 무관심의 집착적 편견은 오로지 신여성, 즉 모껄(모던 걸)만을 아집하는 성미를 가진 사람이다.
당시 사회적 통혼의 문제와 이성 간의 연정의 모습은 현재의 형상과는 다르지만, 과도기적 불안정한 시기의 제도와 사상의 사회적 질서 현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울러 이성에 대한 끈질긴 거부와 견제는 결국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새로운 가치척도를 타개하며 변화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 활동을 추구하며 전가되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구혼행은 또 다른 인생의 새로운 여정으로 볼 수 있다.
* 엄흥섭(嚴興燮)(1906~?)
소설가
충남 논산 출생
경남 도립 사범학교 졸업
카프 동인
‘조선문예’ 1호 ‘세거리로 ’시 발표 등단
월북작가
단편작품 외 시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