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薄命)』은 1938년부터 이듬해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몇 편중 하나인 장편으로 한 여인(순영)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다룬 것으로, 불교적 색채를 통해 인생의 본질 속에 또 다른 삶의 절망에서 모면하고 조력하려는 인간성 회복을 안심(安心)의 깨달음으로 희원한 작품이다.
<서평>
작가는 먼저 서문에서 『나는 내 일생을 통해서 듣고 본 중에 가장 거룩한 한 사람의 여성을 그려볼까 합니다. 대략 이야기의 줄기를 말하면 시골서 자라난 한 사람의 여성이 탕자의 아내가 되어 처음에는 버림을 받았다가, 나중에는 병과 빈곤을 가지고 돌아온 남편을 최후의 일순간까지 순정과 열성으로 받드는 이야기인데, 이러한 여성을 그리는 나는 결코 그 여성을 옛날 열녀 관념으로써 그리려는 것이 아니고 다만 한 사람의 인간이 다른 한 사람을 위해서 처음에 먹었던 마음을 끝까지 변하지 않고 완전히 자기를 포기하면서 남을 섬긴다는 이 고귀하고 거룩한 심정을 그려보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 줄거리를 끌고 나가면서 만약 곁가지로 현대 남성들의 가정에 있어서의 횡포하고 파렴치한 것이라든지 또는 남녀 관계가 경조 부박한 현대적 상모가 함께 그려진다면 작자로서 그윽이 만족하는 바이며 또한 고마운 독자 여러분에게 그다지 초솔하지 아니한 선물을 드렸다고 기뻐하겠습니다.』
* 한용운(韓龍雲)(1879∼1944)
호 만해(萬海), 법호 용문
승려, 시인, 독립운동가
충남 홍성 출생
민족 대표 33인 독립선언서에 서명
불교잡지 ‘유심(惟心)’ 발간
불교청년회 회장, 신간회 발기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
대표 불교대전, 조선불교유신론, 시 등 많은 불교관련서적 저술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