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은 조선의 실학자 박지원의 허생전을 모태를 두고 있는 것으로 그의 원작을 패러디한 자기 나름대로의 색깔을 담으려 한 것으로 세태에 대한 풍자와 탄식으로 허생을 통해 어지러운 세상의 정치·경제·사회 모습을 지적하고 비판한 작품이다.
<서평>
이 작품은 1923년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는데 이듬해 ‘시문사’에서 발간을 하였다.
저자는 이상적 초인의 대상으로 허생을 지목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그의 소설 속에 민족의 심정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른바 시대를 아우르는 새 인물의 전형으로 파고드는 세태의 주체로 형상화했다고 볼 수 있다. 원전 내용에서 실제적으로 볼 수 없었던 일면을 삽입하여 당시의 부패하고 쇠퇴한 도덕적 현실을 질타하고 있다.
일찍이 선비의 본질적 실천과 역할, 올바른 처신, 무능력한 과료의 지적이라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는데 사농공상의 진정한 참모습을 통해서 당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서 선비의 정체성과 각성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원전인 박지원의 ‘허생전’과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의 구조적 모순, 시대적 비판의식이 조합되어 사회의 모순됨과 온 나라의 무사태평, 백성들의 평온을 기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선이 당면했던 구조적 경제문제의 난맥상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허 생원은 본질적으로 안일한 양심의 욕구를 떠나 현세에 따르는 근본적 가치를 중시하였다.
『왜 그렇게 놀라오? 도적놈이면 무슨 상관이 있소? 그 사람들도 사람이라오. 없이 도적질이지 저 먹을 것만 있으면 다들 우리보다 더 착한 사람들이라오. 제 먹을 것이 있고도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놈들이 도리어 더 나쁜 도적놈이지요.』
하고 허생은 새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 도적놈들이 새 나라에 가서 어떻게 화목하게, 어떻게 부지런하게, 어떻게 서로 도우며, 어떻게 서로 아끼며, 어떻게 서로 맛난 것을 권하며, 살아가는 양을 생각합니다. 그런즉, 부인은,~
『큰 뜻을 품었음이어 펄 곳이 없도다. 구태여 구함이 없으니 돌아가 산수로 벗을 삼으리로다.
그래도 차마 떠나지 못하여 잠시 왕의 곁에 그닐리라.』
『그럴 것이 아니오이다. 나는 본래 글이나 외우는 선비라 돈을 모르는 사람이니 내게는 이 돈이 아무 데도 쓸 데가 없소이다. 재물에는 각각 주인이 있는 것이니 진사께서 이 돈을 가지고 쓸만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쓰시오. 나는 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얼마 동안 돈을 만졌거니와 인제는 생각하였던 것도 좀 해보았으니 다시는 내게 백만금의 재물도 쓸 곳이 없소이다.』
『이 세상은 김가의 것도 아니요 이가의 것도 아니요, 천하의 사람의 것이지요. 그러니까 땅이나 짐이나 물건이나 천하 사람이 골고루 먹고, 입고, 살기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어떤 사람 하나가 두 사람 먹을 것을 차지하였다 하면 어떤 사람 하나는 먹을 것을 잃을 것이 아니오니까.~
<본문 중에서>
* 이광수(李光洙)(1892∼1950)
시인, 소설가, 평론가
평북 정주 출생
오산학교 교사
와세다 대학 철학과 수학, 일진회 활동
독립신문 사장, 동아일보 편집국장, 조선일보 부사장
조선문인협회 회장
매일신보 최초 장편소설 ‘무정’ 연재 발표
다수 장편작품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