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은 역사 장편소설로 박문서관에서 처음 출판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상고역사에서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36년간 후백제 멸망과 통일실패의 파란만장한 역사과정을 재미있게 시대별로 서술한 것으로 견훤과 맏아들 신검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서평>
이 작품은 김동인 삼국시대 역사를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상권에서는 어린 시절 백제국의 재건 출발에서부터 신라 말기의 운명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하권은 궁예 왕권의 몰락에서 고려에 패한 견훤 맏아들 신검과의 마지막 대면을 멀리하고 읍소하며 결국 둘은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견훤은 자식복도, 자신이 세운 나라의 쇠망도 아들로 인해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는 고스란히 회한으로 남은 자신을 회개하고 운명으로 마지막 생을 마감했던 것이었다.
『자, 이 칼을 물려받아라. 이후 요행 일이 뜻대로 되는 날이라도 결코 신라 임금을 난군 중에 잃지 말아라. 네 눈앞에서 이 칼로 자진케 해라. 원한이 크다. 원한이 크면 보수도 크나니라. 나라와-생명과-음-.』
아버지가 다시 싸서 주는(원한 큰) 품칼을 견훤은 받아 몸에 간직하였다. 그런 뒤에 아버지에게서 물러나왔다.
이 임금 69살-홋 9살에 아버지 아자개(阿慈介) 의 슬하를 하직할 때에 하였던 두 가지의 커다란 맹세-하나는 이백년 전에 망한 백제를 자기의 손으로 재건할 것이요, 또 하나는 그때 수치와 원한을 머금고 낙화암에서백마강으로 몸을 던져 죽은 망국 삼천 궁녀의 원수를 갚을 것두 가지가 다 성취되고도 이미 8년이다. 인제 남은 일은 일껏 공들여 쌓은 탑을 잘 보존할 후계자를 선택(選擇)하는 일이었다.
고려의 개선군이 백제를 멸하고 돌아오는 길에 황산(黃山)까지 이른 때였다.
고려 군졸들은 들에 영(營)을 치고 임금과 고관들은 어떤 절에서 하루를 묵게 되었다.
그때 견훤왕은 고려왕의 특허로 처음으로 신검왕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웃칸 문이 열리고 초연히 들어오는 모양을 아버님 되는 견훤왕을 쳐다보지도 않고 한참을 그냥 머리를 수그리고 있었다.
아드님도 들어선 채 읍하고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다.
이윽고 아버님이 비로소 먼저 입을 열었다.
『네 죄를 알겠느냐?』
아드님이 대답하였다. 힘없는 작은 대답이었다.
<본문 중에서>
작가소개
판권
들어가기 전에
(상권)
제1부 사적 서편
제2부 출발
제3부 도선사
제4부 기우는 일천 년
제5부 졸(卒)·장(將)
제6부 장(將)·왕(王)
제7부 궁예
제8부 왕·왕·왕
제9부 왕자
제10부 재차 정립(再次鼎立)
(하권)
제11부 송악 왕기(松嶽王氣)
제12부 문죄(問罪)의 사(師)
제13부 함한 반(含恨半)오백 년
제14부 눈은 눈으로
제15부 낙화암 삼백 년
제16부 금강왕자
제17부 자식복(福)
제18부 노호(老虎)
제19부 삼한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