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일(近日)』은 1941년 ‘춘추 1호’에 발표된 자전적 작품으로 작가의 일상적 가족 시련과 좌절, 지식인의 고뇌와 회한을 통해서 헤쳐나가려는 절규와 방황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고난적 삶의 역경에도 불구하고 가족 간의 우정어린 애틋함과 연민은 좌절할 수 없는 고통이 아니라 현실에 순응하며 나가려는 희망의 지향이었다. 현재 삶의 굴복함이 없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테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이것은 기울어가는 가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지금 현실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고 받아들이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그가 글을 쓰는 진정한 동기와 목적은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문학도로 편협한 자세에서 떠나 소신으로 결부된 것에 자신의 모든 책임을 규명하려 애쓴다. 세태적으로 쇠퇴해가는 일상적 공간에서 그는 한 인텔리겐치아로 자기 삶을 극복하려는 단면적 의지를 내보이는 굳은 심상을 보인 글이다.
<서평>
-본문 중에서
일반적으로는 그는, 문학이니 예술이니 하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상관도 없는 사람이요, 또한 알려고도 상관하려고도 않으며, 할 필요도 없는 사람인 것이 사실이었었다.
그리고서 그는, 단지 그의 중난스런 아우가 ‘하는 일’(문학이나 예술이기 이전에 우선 단지 아우가 ‘하는 일’) 그것을 세상에 대하여 끔직 자랑스러하는 사람이요,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요, 겸해서 잘 되게 받들어 주고 싶어하는 사람이요 할 따름이었었다.
이의 객관적인 결과 가운데 하나로서 그는 내가 마땅히 속무(俗務)와 재리(財利) 관계와 생계와 집안 근심과 이런 것을 죄다 떠나 안심코 편안히 앉아서 소설을 써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던 것이었었다. 따라서 그는, 내가 원고료를 벌기 위하여 소설을 쓴다는 것은 커다란 불행이요 고통이던 것이었었다.
* 채만식(蔡萬植)(1902~1950) 호 백릉(白陵)
소설가
전북 군산 출생
와세다 대학 영문과 중퇴
조선, 동아일보 ‘개벽’지 기자 역임
1924년 단편소설 세길로, 불효자식 조선문단 발표 등단
소설, 희곡, 평론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