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은 농촌소설로 일본에 징병된 아들 ‘영준이’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갈구하고 희원하는 심정을 묘사한 작품으로, 일제하 세태 속 농민의 빈곤함과 삶의 피폐해진 생활을 면치 못하는 한 가정의 갈등을 지주와 일제에 강하게 항거하고 절규하는 의식을 고취하는 모습을 드러낸 작품이다.
이것은 1947년 1월 ‘협동’ 신춘호에 기고한 글이다.
<서평>
-본문 중에서
우리 동네에 증용을 갔던 사람이 있었지요. 구주라나 어데로 갔었다지요. 공장에 폭탄이 떨어지고 야단이 난 틈을 타서 어떻게 도망을 하였다나요. 배를 몰래 타도 사람은 조선으로 나와 있는데, 아주 일본서 그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노라고 편제에 돈까지 몇 십 원 보낸 것을 누가 받았겠소. 일본서 일하고 있다는 그 사람이 조선서 받지 안하였소.”
“저것, 왜놈의 떼가 또 좇아오지 안 하느냐? 무슨 *불공대천지수(不共戴天之讎)가 있기에 왜놈들은 이렇듯 우리를 끝까지 못살게 구느냐! 아직도 집이 멀었니? 아, 집자동차다. 자동차 소리였구나. 자동차 소리에 공연히 놀래었구나! 빨리 빗겨서라. 항여 다칠라! 아니다 자동차는 우루룽거리고 섰기만 하지 않으냐. 자동차에 불이 붙었다. 야, 영준아 저 불꽃을 좀 보아라. 하늘에 치달았구나! 그 속에서 사슴 한 마리가 뛰어나왔다. 사슴이 아니었다. 개였다. 개가 아니었다. 고양이란 놈이었다. 얼른 가 고기를 지켜야겠다.”
* 박노갑(朴魯甲)(1905~1951) 호 도촌(島村)
소설가
충남 논산 출생
휘문고보 교사, 일본 법정대 졸업
조선문학가동맹 위원
‘안해(1933)’로 등단
대표작 금가락지, 사십년, 오뉘, 초사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