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신천지(1946. 6)’에 기고한 작품으로 해방 직후 일제의 제국주의적 만주 이민 정책에 희생양인 되었다가 회귀하는 과정에서 조선인의 식민지 시대적 뼈저린 통한과 아픔을 현실적으로 형상화한 해방기 단편 문학 작품이다.
주인공 ‘나(원식)’는 해방 후 만주 ‘신경(현 장춘)’에서 고향 조선까지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긴 여정의 집단 이민자들 틈에 끼어, 피난민이면서 이민족의 시대적 정서와 내면을 일제(日帝)에 대한 적개심으로 분노하며 설욕하고 있다. 여로 과정 속에 소련군, 중국인, 일본인사이 갖은 수난과 역정, 이른바 운명적 만남은 연민과 저주를 함께 함축하고 있으며, 고국으로 돌아온 현실 아래서는 또 다른 인간애와 미덕을 보여주며 묻어두었던 시련을 위로하고 있다.
<서평>
-본문 중에서
원식은 남들같이 지화(紙貨)나 듬뿍 지고 올 처지는 처음부터 아니었으니까 수백 명씩 떼를 지어 몰려섰다.
만주서 살지 말란 사람은 없었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韓國)도 이젠 독립했죠. 우리나라하군 옛날부터 형제국(兄弟國)이었으니까 앞으로도 형제같이 지냅시다.”
8·15 이후 원식이 그가 본 일본인은 마음으로나 생활로나 하루아침에 더러워진 일본이었다. 나라만 망한 게 아니라 민족으로서도 망한 상 싶어 일본인을 경멸해 온 터인데, 산중에다 이 천여 명의 조선 사람 피난민들을 내동댕이치고 도주한 기관사와 같은~
원식의 아내는 끌려가는 일본인이 불쌍해서인지 아직까지도 일본인들에게 억눌렸던 자국이~
*김만선(金萬善)(1915~?)
소설가, 종군기자
1940년 ‘홍수’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등단
‘만선일보’ 편집 기자
작품 한글강습회, 이중국적, 귀국자, 홍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