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초(忘憂草)』는 ‘김안서’의 한시 번역시집(한성도서 刊)(1934)으로 중국의 당나라와 송나라와 조선의 한시(漢詩)를 번역한 시집이다. 30년대 한정 호화판으로 제작된 이 시집은 모두 칠언절구(七言絶句)와 오언절구(五言絶句) 구분하여 160편을 골라 실었다. 우리나라 최초 번역시집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오뇌의 무도》이후 저자의 두 번째 대표 번역시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본 글들은 일정한 음률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문을 그대로 수록했고 한글과 한자를 병기하였다. 또한 모두 운율에 따랐고 띄어쓰기는 되도록 현재 맞춤법을 적용하였다.
<서평>
저자의 대표 최초 번역시집《오뇌의 무도(1921)》와 창작시집 《해파리의 노래(1923)》는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안서(岸曙)는 김억의 별호이며 ‘해파리의 노래’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시집’으로 80여 편을 담고 있다. 그는 모두 5편 정도의 시집을 발간했으며 우리 현대시의 초창기 시집으로 서구의 안목을 새로운 시가로 지평을 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문
옛날 보든 곳
지난해 이달이라 이 집 문안에
얼굴빛과 복사꽃 붉드니
얼굴은 간데없고 복송아 꽃만
예대로 봄바람에 반기어 드네
去年今日此門中 人面桃花相映紅
人面不知何處去 桃花依舊笑春風
<최호(崔護)>
비단옷
무어라 비단옷을 아끼랴는고.
젊었을 데 한 시절 다만 아끼소.
꺾어 좋을 꽃이건 손 빨리 꺾소
바재다간 가지에 꽃 없고 말리.
勸君莫惜金縷衣 勸君惜取少年時
花開堪折直須折 莫待無花空折枝
<두추낭(杜秋娘)>
동심초(同心草)
꽃잎은 하욥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다, 기약(期約)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어 풀잎만 맺으랴는고.
風花日將老 佳期猶渺渺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설도(薛濤)>
영루(詠淚)
휘돌며 불지 말라, 가을바람아.
님그려 나는 눈물 행(幸)여 날아나,
강물에 떨어지면 가이없고나.
물은 흘러 끝없고 혼자 돌 것을.
不許秋風吹 機點愁人淚
吹到長江裏 江流無盡期
<경편편(景翩翩)>
* 김억(金億)(1896∼?) 호 안서(岸曙)
시인, 평론가
평북 곽산 출생
오산중학 졸업, 일본 게이오대 문과를 중퇴
오산학교 교사, 동아일보· 매일신보 기자
‘학지광’ 8월호 ‘이별’시 발표 등단
‘폐허’ 동인, ‘태서문예신보’에 다수의 번역 시 발표
납북 작가
주요저서 시집《오뇌의 무도》《해파리의 노래》《봄의 노래》《먼동 틀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