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쁘다 삼방의 한 자연
키는 무정한 기차의 다름
자연아 힘 있거든 내 손목 잡아
네의 품에 마음껏 안어주려나…
나무 깊은 산물들 전후좌우로
천만 년래(千萬年來) 신비를 감추고 *흘립(屹立)
그 사이로 흐르는 한줄기 폭포
비단필 말쑥하게 드리우도다.<삼방(三房)의 자연 중에서>
흐르는 달빛에 흰옷을 적시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백성 위에서 자연의 신비를 한없이 노래하는 나의 마음은 유구한 신(神)의 왕국으로 향하여 가는 듯! 오! 고요한 이화(梨花)의 밤이여! 아름다운 이화의 월색! 달 물결에 파도쳐 흐르는 피아노 음조(音調)는, 신의 자연곡인 듯, 청아한 그 노래 따라 댄스하는 그들의 모양은, 저-나라-
어여쁜 천사에나 비하리라. 수결하고도 아름다운 선녀의 동산- 고운꽃들이 노래하는 이곳-
여기가 낙원이 아니면 에덴이 아니랴!<이화의 월야 중에서>
나는 그때부터 비로소 혼인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여자는 시집을 가야만 한다. 시집갈 때에는 어머니가 비단옷도 많이 해주실 것이요, 의(衣)거리, 반닫이, 삼층장, 머리장, 사방탁자 이러한 세간을 모두 사주실 터이요, 이불도 지금까지 덮어보지 못하든 모본단 이불, 수(繡)인 이불을 여러 채씩 해주실 것이다. 시집에서는 예물을 필로 내릴 것이요, 은(銀)붙이 금(金)붙이를 수없이 장만하여 줄 것이다. 혼인날 곱게곱게 단장을 하면 여러 사람들이 다 이쁘다고 할 것이요, 신랑은 나를 귀해 할 것이다.<나의 결혼 전후 중에서>
* 노자영(盧子泳)(1901∼1940) 호 춘성(春城)
시인, 수필가
황해도 장연 출생
평양 숭실학교 졸업
니혼대학 문과 수업
매일신보 시 ‘월하의 몽’ 입선
‘백조’ 창간 동인, ‘조광’지 편집
1934년 문예잡지 ‘신인문학’ 발행
조선, 동아일보기자, 출판사(한성도서) 운영
청조사 운영
시, 소설, 수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