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은 1927년 ‘조선지광’에 발표한 것으로 일제의 식민지하 한 지식인(박성운과 여성 로사)의 고투를 그리고 있으며, 낙동강이라는 배경을 통해 일제의 수탈과 피폐해진 생활을 면치 못하는 빈궁한 시대적 배경과 농민들의 현실에 항거하는 사회주의 청년의 비운을 다루고 있다.
<서평>
- 내용 중에서
박성운은 과연 낙동강이 부의 손자요. 그의 할아버지는 고기잡이로 일생을 보내셨었고 그의 아버지는 농토한으로 일생을 보내었었다. 자기네 무식이 한이 되어 그 아들이나 발천(發闡)(앞길을 열어서 세상에 나섬)을 시켜볼 양으로 그리하였던지, 남하는 시세에 쫓아 그대로 해보느라고 그리했던지, 남의 논밭을 빌어 농사를 지어 구차한 살림을 하여 나가면서도 어쨌던 그 아들을 가리켜놓았다.
그는 나무를 안은 채 눈을 감았다. 지나간 날의 생각이 실마리같이 풀려나간다. 어렸을 때에 지금 하듯이 껴안고 맴돌기 여름철에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가 매미 잡다가 대머리 벗어진 할아버지에게 꾸지람 당하던 일, 마을의 젊은이들이 그네를 매고 뛸 때엔 자기도 그네를 뛰겠다고 성화 바치던 일, 앞집에 살던 순이란 계집이 아이와 같이 나무그늘 밑에서 소꿉질하고 놀 때, 자기는 신랑이 되고 순이는 서로 사모하게 되던 일, 그 뒤에도~
병든 성운을 둘러싼 일행이 낙동강을 건너 어둠을 뚫고 건넛마을로 향하여 가던 며칠 뒤에 낮결이었다. 갈대보다도 몇 배 긴긴 행렬이 마을에서부터 강 언덕을 향하고 뻗져 나온다. 수많은 깃발이 날린다.
*조명희(趙明熙)(1894~1938) 호 포석(砲石)
러시아 망명 작가
소설가, 희곡작가
충북 진천 출생
중앙고보 중퇴, 일본 동양대학 철학과 수학
카프카 활동, 극예술연구회 조직
대표작 땅속으로, 낙동강, 짓밟힌 고려, 만주 빨지산, 봄 잔디 위에(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