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銀世界)》는 우리나라 최초로 신소설 문학을 태동시킨 효시의 대표 작가 이인직 작품 중 하나이며, ‘신(新)연극’ 속에 정치적 자주독립 의식을 고취하고 현실에 대한 고발정신 및 반봉건적 사상, 신교육의 필요성을 복합적으로 구사한 것으로 일종의 정치성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구한말 서울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민족 전체 고난과 수난의 현실을 연극이라는 정치적 교화의 선전 매체는, 이른바 작가의 또 다른 ‘개화(改化)’ 필요성을 역설한 기타 작품과 비교하여 정치적 색채가 짙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서평>
세계 각국에 개혁 같은 큰 일이 없고 개혁같이 어려운 일은 없는 것이라. 우리나라에서 수십 년래로 개혁에 착수하던 사람들이 나라에 충성을 극진히 다하였으나 우리나라 백성은 역적으로 알고 전국 백성은 반대하고 원수같이 미워한 고로 개혁당의 시조 되는 김옥균 같은 충신도 자객의 암살을 면치 못하였고, 그 후에 허다한 개혁당들도 낱낱이 역적 이름을 듣고 성공치 못하였는데 지금 이렇게 큰 개혁이 되었으니, 네 생각에 앞일이 어찌 될 듯 하냐?
융희 원년은 황제 폐하께서 정치를 개혁하신 해라. 다시 마음을 활발히 먹고 서울로 올라와서 하루도 쉬지 아니하고 그 길로 강릉으로 내려간다. 강릉 경금 동네에 웬 양복 입은 남자와 양복 입은 부인이 교군을 타고 오다가 동네 가운데에서 교군을 내려 나오더니 최본평 집을 묻는데, 그 동네에서 양복 입은 부인을 처음 보던지, 구경꾼이 앞뒤로 모여들고 개 짖는 소리에 말소리가 자세 들리지 아니한다.<본문 중에서>
*이인직(李人稙)(1862~1916) 호 국초(菊初)
신소설 작가, 신극운동가, 언론인
경기도 출생
일본 정치학교 수학
대한신문 창간
국민신보, 만세보 주필 담당
대표작 「혈(血)의 누(淚)(1906)」,「귀(鬼)의 성(聲)」,「치악산(雉岳山)」,「모란봉(牡丹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