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본: 『坂口安吾全集5』(ちくま文庫, 筑摩書房)(櫻の森の満開の下)
한 남자가 우연히 만난 여자에게 휘둘리는 이야기다. 고요한 벚꽃 숲의 만개한 아름다움에 미쳐버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아름다움의 마법은 무섭다. 마음을 현혹하고 변형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게 벚꽃은 여성의 상징이었을지 모른다. 모든 작품에 여성이 등장하여 “여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전 판타지 같은 느낌의 작품으로 남자는 벚꽃을 사랑했지만 여자를 미워했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했지만 벚꽃을 미워했다. 사랑이란 한순간의 감정일 뿐이다. 남자도 여자도 사랑을 몰랐다. 벚꽃이야말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고, 남자도 여자도 벚꽃에 휘둘렸을 뿐이다. 벚꽃 숲만이 진실이고, 남자의 외로움과 여자의 외로움은 절대 채워지지 않았다. 남자가 여자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알아가는 흐름이 오싹함 속에 멋스러움도 느낄 수 있다.
• 사카구치안고(坂口安吾)(1906~1955) 본명 병오(炳五)
소설가
동양대학교 인도철학과 졸업
1931년 『風博士』, 『黒谷村』으로 문단에 등단
1942년 『日本文化私觀』, 『青春論』등으로 출간
‘살아라, 하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라’는 역설적인 도덕 평론 『타락론(堕落論)』(1946) 출간
소설 『백치(白癡)』(46), 『푸른 귀신의 속옷을 빨래하는 여자(青鬼の褌を洗う女)』(47) 등 발표, 전후 사회의 혼란과 퇴폐를 반영하는 독자적인 작품세계 구축
역사소설 『도경(道鏡)』(47), 추리소설 『불연속 살인사건(不連続殺人事件)』(47~48), 문명 비판적 수필 『안고항담(安吾巷談)』(5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