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본: 갓파(河童)
이 작품은 1927년 3월 잡지 『개조(改造)』에 발표된 단편소설로, 작가가 자살하기 직전에 발표된 만년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작품은 아쿠타가와 문학 전체를 압축한 것으로 평가받을 만큼 그 중요성이 인정된다. 『갓파』는 단순한 소설을 넘어 현실 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비판하며, 인간 본질의 모순을 예리하게 그려낸 풍자적 유토피아 소설이다. 작가의 기지와 해학, 그리고 냉소적인 문체가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야기는 정신병원에 수용된 '제23호 환자'의 독백을 통해 진행된다. 그는 3년 전 호타카산(穂高山) 등반 중 우연히 갓파의 나라에 떨어진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 비현실적인 설정을 통해 인간 사회의 문제점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갓파들은 인간과 달리 이족 보행을 하고 말을 하며, 인간보다 이성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갓파의 나라는 유토피아적 요소와 디스토피아적 요소가 혼재되어 있으며, 그들의 독특한 문화와 가치관은 인간 사회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준다.
화자는 자신이 갓파의 나라에 다녀온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갓파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갓파 사회의 정치, 경제, 예술, 종교, 법률, 가족 제도, 성 풍습 등 여러 측면을 묘사한다. 인간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갓파들의 기이한 행동과 사고방식을 통해 드러나며, 결국 화자는 현실과 환상, 이성과 광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태에 이른다.
참고로 ‘갓파(河童)(カッパ)’는 상상 속의 수륙 양생 동물로 일본 전설에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요괴(妖怪) 중 하나이다. 키는 1미터 내외로, 입이 뾰족하다. 머리 위에는 '사라(皿)'라고 불리는 우묵한 그릇이 있어 소량의 물을 담고 있다. 등에는 거북이 등껍질 같은 갑각이 있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물속으로 끌어들여 생피를 빨아먹고, 엉덩이 구멍으로 내장을 뽑아낸다고 전해진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
소설가. 별호 스미에당 주인(澄江堂主人), 我鬼
제3차, 제4차 ‘ 사조(新思潮)’동인
「鼻」가 나쓰메 소세키에게 인정받아 문단 등용
역사를 소재로 한 이지적(理智的)이고 기교적인 작품으로 뛰어난 재능을 발휘
대표작 『나생문(羅生門』, 『지옥변(地獄變)』, 『톱니바퀴(歯車)』, 『서방인(西方人)』 등
이 책을 읽기 전에
작품 소개
서문
1장 갓파와의 조우와 지하 세계로의 추락
2장 갓파의 나라: 의사 처크와 새로운 생활
3장 갓파의 생태와 특징
4장 뒤바뀐 가치관: 기묘한 출생과 결혼
5장 시인 토크와 초인(超人) 예술가들의 세계
6장 암컷이 수컷을 쫓는 갓파의 연애
7장 음악 검열: 작곡가 크라바크(Craback)의 연주회 소동
8장 자본가 게일과 실업자 도살법
9장 정치, 전쟁, 그리고 자본의 논리
10장 예술가들의 고뇌: 경쟁, 신경쇠약, 그리고 우울
11장 철학자 매그의 경구: '바보의 말(阿呆の言葉)'
12장 범죄와 처벌: 갓파의 기묘한 법체계
13장 시인 토크의 자살과 친구들의 반응
14장 생명의 나무와 성인들: 갓파의 종교 '생활교'
15장 시인 토크의 유령과 심령학협회의 보고서
16장 인간 세계로의 귀환: 탈출구를 알려준 늙은 갓파
17장 귀환과 부적응: 현실과 광기의 경계에서